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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하우스 100주년 필름과 메모 4년 전 여름, 베를린에 갔었다. 2주간의 긴 휴가를 내고 혼자서 가고 싶던 유럽의 두 개의 도시를 다녀왔다. 베를린과 암스테르담. 두 도시를 콕 찍은 이유는 바우하우스 100주년이라는 소식을 접하고다. 디자인으로 밥 벌어먹고 산 지 4년 차였다. 회사는 가파르게 성장했고 나는 그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 엄청난 발길질을 해대던 때였다. 그러다 잠시 정체기. 재미가 없었다. 이렇게 열심히 일해서 만들어내는 것이 정말 내 마음에 드는가? 내가 디자인이 질려버린 게 아닐까? 그런 근본적인 질문과 회사에서 대우하는 디자이너의 존재와 내가 생각하는 나의 존재의 차이에서 더 크게 질려버린 시점이었다. 그래서 떠난 디자인 여행. 디자인의 제일 처음으로 가보자, 하며 데사우 바우하우스를 가고 싶었다. 그리고 하나의 장르.. 2023. 7. 29.
장마 끝 폭염 시작 며칠 전 회사 근처에서 본 저녁 하늘. 비온 뒤, 비가 올 것 같지만 뜨거운 하늘이 빌딩 사이로 펼쳐졌다. 저정도 무거운 구름이라면 땅으로 떨어져야할 것 같은데? 싶었던 구름 더미. 캔들이나 디퓨저는 향이 좀 강하고, 그마저도 관리가 귀찮은 나.. 꿉꿉한 냄새가 나는 화장실에 둘 방향제를 구입했다. 플러피라는 브랜드인데 폐우유팩으로 만든 종이 방향제다. 생긴 것도 레몬, 사과, 배 모양으로 다양하다. 화장실에 두니 은은하게 향이 잘 퍼지고 느끼하지 않아서 마음에 들어. 사은품으로 천연 오일도 주셔서 향이 날아갈 때쯤 톡톡 떨어트리면 좋을 듯. 금요일 아침 수영 끝내고 걸어서 더베이커스테이블에 브런치먹으러 갔다. 오랜만인 독일빵집. 빵은 여전히 맛있지만 키오스크를 도입했길래 좀 아쉬웠다.. 이런 분위기에 .. 2023. 7. 28.
빼앗고 싶은 빛나는 젊은 아빠, <애프터썬> 오랜만에 약속없는 고요한 금요일 밤. 마지막 맥주 한 캔 마시며 오랫동안 품고있던 을 틀었다. 여름의 한 중간, 반짝이는 여름날의 캠코더의 모든 장면은 매번 여름이 오면 내 향수인마냥 떠오를 것 같다. 풍덩, 수영장과 바다로 뛰어들었을 때 시원하기보다 아득한 노란 빛의 온도만큼 높게 느껴졌다. 에무시네마 별빛영화제에서 꼭 다시 보고싶다. 모기와 씨름하는 여름밤도 후덥지근 하던 튀르키에의 풍경 앞에서 다 반짝거리는 장면으로 기억될 것만 같다. 저번주에 본 엘리멘탈에서 쭉 이어지는 감정이 있었다. 부성애. 내 생애에서 부성이란 없는 것이었어서 ‘부성애’라는 단어는 어디선가 읽기만 했지, 직접 사용해 본 적이 없었다. 사용해본 적이 없다는 것을 이제 처음 알게 되었다. 소피가 아빠에게 힘껏 안겨 춤을 추는 장.. 2023. 7. 22.
반 년만에 다시 수영 시작 가장 좋아하는 운동, 수영. 수영을 좋아한다기보다 물을 워낙 좋아한다. 작년 12월 31일에 발목을 크게 접질러서 회복이 오래걸렸다. 그 뒤로도 산부인과 검진을 다니면서 체력이 바닥이 났었지. 저번주 토요일 아침에 자유수영을 슥 가봤다. 참방참방 물이 몸에 닿는 순간부터 이미 즐거운 마음이 가득 차올랐다. 게다가 같은 수업을 들었던 외국인 친구도 와있어서 반갑게 안부를 나눴다. 언제 오냐고 해서 아마 다음주 월요일부터..? 또 See you, 하며 헤어졌기 때문에 진짜로 다니기로 된 것이었다. 내겐 일종의 약속같았다. 그리고 월요일 아침, 다시 수영을 시작했지. 반 년만에 하는거라 숨이 많이 찼다. 자유형-배영-평영-접영 차례로 하는데, 오랜만에 왔는데 잘한다는 칭찬에 다시 잘 다닐 힘을 받았다. 그래도.. 2023. 7. 3.
<도둑맞은 집중력> 이거 맞아? 이렇게 계속 일해도 돼? 최근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추천하는 책이 있다. 이다. 제목 때문에 오해가 생길 것 같아 첫마디에 꼭 덧붙인다. “자기 계발서는 아니고”. 내 트위터 피드에 일주일째 요란법석이었다. 도 비슷하게 알게 되었고 읽었을 때 너무 좋아서 이번에도 내 트위터 피드를 믿고 읽기 시작했다. 저자, 요한 하리의 에세이에 가깝고 그의 인생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집요하게 파고든 챕터들로 나뉜다. 저자는 내 집중력이 큰 위기다,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개월간 디지털 디톡스를 하기 위해 아이슬란드의 블루라군으로 떠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메신저, SNS, 숏폼 등을 소비하게 되며 예전보다 더 산만해진 걸 확실하게 느낀다. 그에 대한 이야기일까, 했는데 그것보다 더 큰 주제를 다룬다. 인류 역사에서 할머니보다 .. 2023. 7. 2.
점심 요가 요가한지 4개월 지났다. 예전에 하다가 다시 꾸준히 하는 중. 하는 만큼 몸이 달라지는 게 느껴져서 한창 재미들렸다. 요가복도 사고, 요가 타올도 샀다. 숙련자 정도는 (겨우)되는데 제대로 중급자가 되려면 진짜 힘을 길뤄야할 때. 선정릉 뷰. 낮에 쏟아지는 빗소리 들으며 사바아사나하니, 이 시간이 온전히 넉넉한 기분이 든다. 점심요가 좋네. 밥먹고 다시 일하러! 저녁 수업도 들어야지. 2023. 6.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