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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상담받은 날 태어나서 진정으로 필요하다고 느껴져 처음으로 심리 상담소를 찾았다. 마침 '서늘한 여름밤의 추천 리스트'에 회사에서 가까운 곳이 있었다. 목요일 저녁에 예약을 하고 다음날 저녁에 방문했다. 수요일에서 목요일로 넘어가는 새벽, 그와 통화하며 내 감정을 필터 없이 마구 쏟아내었다. 무시하는 말, 멸시하는 말, 약점을 공격하는 말들. 내가 상처받았다고 해서, 남을 상처 줘도 된다는 건 아닌데, 그래도 되는 관계라는 건 없는데. 그렇게 하면서 사실은 내가 다시 상처받았다. 감정도 해소되지 않았다. 되려 자괴감이 찾아왔다. 내가 싫어하는 나의 모습. 아, 또 질러버렸구나. 너는 이런 벌을 받아야만 해. 왜냐면 너는 나를 상처줬으니까. 네가 미안하다고 해도 소용없어. 나는 너를 공격하고 상처 주고 싶어. 내가 그러.. 2023. 12. 23.
제주도 2박 3일 친구들과 예쁜 에어비앤비에서 묵었다. '샌드앤밀크'라는 곳인데, 공간이며 식기류의 감각과 솜씨가 훌륭했다. 매 계절 찾고 싶은 숙소. 비 바람에 강했던 3일이라, 이 숙소에서 포장해와서 맛난 음식과 술을 즐겼다. 숙소가 좋아서 뭘 먹어도 행복했어요~ 이효리 옛 집이었던 소길별하에 방문했다. 입장료가 있고, 커피값은 포함이다. 서울에서 익히보던 브랜드도 있고, 처음보던 브래드도 있고. 결국 5명 모두 쇼핑을 해버리는 결과가... 그리고 이튿날 들른 구엄살롱 카페, 편집숍에서 우리의 기념품, 인센스 홀더 겸 돌을 샀다. 각자 자신에게 필요하고 마음에 드는 의미를 가진 돌을 골랐다. 나는 매화석. 난관을 이겨내는 힘. 호젓한 가운데 포근함을 전해주는 스톤으로 칼같은 성격과 독립적인 사람에게 마음의 안정을 줄 .. 2023. 12. 19.
라디오에 내 사연이 나왔다 12월 3일에 우지원님의 마포 FM에 보냈던 사연이 12월 12일자 화요일 방송에서 읽혀졌다. https://open.spotify.com/episode/74gF9Z8Cr0fpMZyLT7xZEn?si=p4_VQw0eQ2KNRYq9pE4fjQ OBG Ep 21. 사랑이라는 이유로 : 이제 제 라디오를 듣지 마셔요Listen to this episode from 우지원의 Oldie but Goodie on Spotify. 외로움의 산물들아 정신차려라 - 외로움 얼리어답터가 Intro : Anomalie, Mael - leiria 백현진 - 목구멍 신해철 - 힘겨워하는 연인들을open.spotify.com 한 달 뒤에나 본다는 얘기를 들어서 한참 뒤에 나오거나, 안나올 수도 있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 2023. 12. 13.
<걸어도 걸어도> 서늘한 받아들여짐 내일 볼 영화 을 앞두고 이동진이 강력하게 추천하는 그의 또 다른 영화 를 보았다. 예전에 봤는 줄 알았는데 전혀 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때는 아마 ‘고로에다 히로카즈’를 소비하기 위해 보았던 것 같다. 영화의 스틸컷만 보면 가족들이 복닥복닥 모여있는 모습이 정겹고 다정한 영화일 거라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고로에다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아주 날카로운 칼로 깊은 곳을 푹 찌르되, 피 한 방울 나지 않게 만드는 사람이다. 서늘했다. 우리는 가장 가깝다고 하지만 가장 많은 것을 숨기고, 하지만 가장 많이 들켜서 서로 상처를 주고, 모든 걸 알고 있는 듯이 굴지만 그의 이면을 마주치면 감당하기 힘들어하고, 너무 당연한 듯 ‘나중에’라고 말하지만 항상 한 발짝 늦는다. '우리'는 가족이다. ‘사랑스럽다’라.. 2023. 12. 10.
<빛23> 백현진씨 백현진씨. 두루두루 컴퍼니에 합류후 처음 낸 싱글 앨범. 뮤비. 아 너무 좋다. 한예리 표정, 감정을 그대로 따라가며 7분 동안 웃다가 인상 찌푸렸다가. 한예리는 진짜 몸짓이 독보적이다. 단단한 눈지방에서 뿜어져나오는 까만 눈동자도. 아 촬영 뭐냐 했는데 기생충, 버닝의 촬영감독 홍경표, 연주 뭐냐 했는데 김오키의 섹소폰 소리. 미쳤다. 2023. 12. 10.
요즘 듣는 것과 본 것 라디오를 알게 되었다. 올해 8월부터 시작했고, 매주 화요일 11시에 마포FM에서 하는 우지원님의 라디오다. 난 우지원님이 누구인지 몰랐지만, 틀자마자 며칠만에 8개를 들었다. 목소리와 분위기가 나긋하지만 같이 수다떨고 싶은, 그런 친구같지만 또 멋진 뮤지션같기도 한 그녀. 공백을 채우려고 스포티파이에서 팟캐스트를 이것저것 찾다가 보석같은 라디오를 발견했다. 틀어주는 모든 음악이 너무 좋아. 무럭무럭 커져서 어서 스포티파이에서 지원하는 음악 연결기능을 사용할 수있는 채널이 되면 좋겠다. 덕분에 '김오키'라는 너무 좋은 아티스트도 알게 되어 디깅중이다. 부끄럽지만 처음으로 마포FM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사연과 신청곡을 남겼다. 커다란 공백을 채워줘서 너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고, 그녀의 채널에서 내가 .. 2023. 1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