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34 설레임이란 점을 모아서 2016년을 시작할 때 ‘올해는 더 설레게’라는 소망을 품었었다. 지난 반 년을 되돌아보니 소망처럼 내게 설레였던 일이 꽤 있었다. 그 중 처음 경험했기 때문에 더 설레었던 일을 몇 가지 끄집어내어 본다. 일회용인 내 인생에 행복 점들이 더 촘촘해지길 바라며. 수영장에서 동동. 6월부터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다. 동네에서 15분쯤 버스를 타면 갈 수 있는 구립 수영장이다. 첫 날 조금 늦게 도착해서 서둘러 샤워하고 수영복을 갈아입으면서 문득 초등학생 1학년 이후로 처음 수경과 수모를 써본다는 걸 알게 되었다. 수영할 날을 기다리며 준비물을 챙기던 전날들보다 처음 수모를 쓰는 순간, 설레임이 현실이 된 기분에 얼떨떨했다. 하나 둘 셋 넷, 물 속에서 준비 체조하는 사람들 사이로 부끄러워하며 서둘러 몸을 물속.. 2016. 7. 25. 솔직함 언제까지고 숨길 수 있을까. 아니, 숨어다닐 수 있을까. 발가벗겨지는 기분은 어떤걸까. - 표현에 거침이 없는 성격을 '솔직하다'고 한다. 내게 모두들 그러는 것처럼. 내가 한없이 숨기는 데 익숙하다고 생각하는 것과는 또 반대로. 나 스스로도 솔직하다고 착각할 때가 있다. 하지만 내 생각을 단호히 말하는 걸 방패로 삼아 속내를 숨기는 데에 익숙해져있다는 걸 알고 있다. 더 강하게 의견을 밀어붙여서 정말 자신을 드러내는 이야기가 나오는 걸 막는 일따위에. 그래서 사람과 깊은 관계에 보이는 것보다 정말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을 만나왔고 또 새로운 만남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내가 암묵적으로 정해놓은 경계선을 넘으려는 순간, 그 상대와 거리를 두게 된다. 그때마다 더 철저한 고립으로, 개인주.. 2016. 7. 3. 수제잼과 바게트로 채워지는 아침. 서울핸드메이트페어에 가서 구입한 수제잼. 예전부터 살까말까, 고민하다 충동적으로 구입하게 되었다. 비스켓에 발라주는 몇 가지 잼을 감탄하며 맛보다가 '얼그레이랑 밀크블루베리 맛 주세요.'라 해버렸다. 정말 맛있어서, 또 영업을 잘하는 언니들 덕에(...) 구매하게 된 '젬므키친'의 수제잼. 아침 시간을 정말 좋아하는 나는, 수제잼으로 채워질 달달한 아침시간도 함께 구매한 거였다. 이 날은 밀크블루베리를 처음 먹은 날. 아래 위로 나누어진 두 맛을 섞은 뒤 먹어야 한다. 나뉘어진 층의 색에서 맛이 느껴질 정도. 바게트를 후라이팬에 살짝 구우면 좀 질긴 부위들도 바삭해지고 속이 따뜻하게 데워진다. 강추강추. 캡슐커피를 내리는 동안 찰칵찰칵. 아침시간을 더 사랑하게 만들어준 이 조합. 얘네만 있으면 .. 2016. 7. 2. 무거운 화두를 던지는 연극, 에쿠우스 대학로에서 본 연극 어제 본 가 생각났다. 또 그를 보며 적당히 좀 하지.. 감정조절 못하나, 라는 조소섞인 웃음을 보내던 관객도 떠올랐다. 안도현 시인의 라는 시로 답을 해주고 싶었다. 나는 무언가를 고통을 감내할 만큼 정열적이었던 적이 있는가.기꺼이, 거침없이 나의 감정을 받아들여 모든 것을 내놓은 적이 있었던가. 그래보지 않은 사람이 감히 비이성이라 불리는 그들에게 조소를 보낼 만큼 자신은 떳떳한지.조재현의 대사가 맴돌아. "내가 감히 그의 신을 빼앗을 수 있는가", "그것이 과연 정상인가". 그들이 연기한 〈에쿠우스〉- 웹진여기서 의 자세한 정보를 볼 수 있음. 저장저장 2016. 1. 9. 이전 1 ···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