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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2023년 회고

by Summer_bom 2023. 12. 31.

 

올해 소비한 콘텐츠

올해는 문학보다는 에세이를 많이 읽었네. 아무래도 문학은 소화하는 데에 시간을 좀 더 써야한다. 그래도 내년엔 으쌰하면서 더 누려야지. 그리고 영화는 진짜 혼자서 이것저것 많이 봤다. 베스트로 꼽은 4편도 모두 혼자 본 것들이다.

  • 읽은 책: 24권
  • 본 영화: 34편
  • 시리즈/팟캐스트: 13편
  • 다녀온 콘서트/페스티벌/전시회: 19개
  • 다녀온 여행: 6월 양양, 9월 발리, 10월 속초, 11월 파주 캠핑, 12월 제주

 

올해 가장 좋았던 책

  • <인생의 역사> 신형철
    아들에게 쓴 혈서같은 편지를 보고 신형철의 팬이 되었다. 한 글자 한 글자 결의, 다짐, 책임, 의지가 느껴진다. 확실히 무거운 사람일 수록 단단해보인다. 그 단단함을 기반으로 나풀거릴 수있는 유연함을 갖고 싶다.
  • <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2시간 반만에 단숨에 읽을 정도로 재밌고, 한 호흡으로 읽는 걸 추천한다. 다만 너무 감동인 나머지 KTX에서 내려야할 정차역을 지나버렸다. 돌아와서 썼던 일기 말미엔 이런 문장을 썼다. 산다는 건, 죽어간다는 것. 죽는다는 것 또한 산다는 것. 마침표없이 쉼표만으로 문장이 이어진다. 노랫말과 사념이 뒤섞인다. 형식과 내용이 같고, 그것이 아름답다.
  • <도둑맞은 집중력> 요한 하리
    자꾸만 일에 몰입하기 힘든 이유를 다시 한 번 뒷통수 갈기듯 말해준 책. 실제로 내 집중력이 약해진 탓도 있지만, 내가 만드는 제품에 대한 회의감이 가시지 않는다. 내가 제공하면서 취하는 사람들의 시간과 돈이 무엇인지 생각하면 깊은 자조적인 마음이 든다.
  • <끝내주는 인생> 이슬아
    두 눈 반짝이던 할머니처럼 나도 때마다 달라지고 풍성해질 그녀의 글이 두고두고 궁금해서 계속 꺼내먹을 것 같다.

 

올해 가장 좋았던 영화

  • <애프터썬>
    젊은 날의 아빠, 어른인 내가 각색한 내 어린 시절의 아빠. 그런 것이 내게 없어서 ‘부럽다’는 질투심으로 영화를 봤다. 내게 ‘어린시절의 내 아빠’는 기억이 거의 없다. 지워버린 것처럼. 사진은 몇 장 있는데 내게 기억이 없다.
  • <너와 나>
    애틋하고 아름다운 것. 이런 걸 보고 나면 무엇이든 사랑하지 않을 수없다. 내일이 마지막일 걸 안다면, 나는 이렇게 숨고 있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다 보고 나서 용서한다, 이해한다, 그런 말들을 써서 그에게 전해주었다. 내일이 마지막이라면, 이라는 넘치는 애틋함으로.
  • <걸어도 걸어도>
    다들 뒤틀리고, 흠나고, 흠집내고, 오해하며 산다. 그래도 그게 나를 살게 한다. 옆에 있어주는 그 자체로 내가 실수했다가 내가 다시 사랑받게 된다.
  • <타르>
    케이트 블란쳇이 만드는 테이크의 예술. 감탄스럽다.

 

올해 좋았던 노래

  • <Sunburn> Almost Monday
    내 여름을 책임지는 얼모스트먼데이. 아침 수영 후에 덜 말린 머리카락을 품은 채 출근길 버스에서 이 노래를 들으면 기초대사량 올라가는 걸 온 몸으로 느낄 수있다.
  • <Replica> The xx
    퇴근하는 버스 안에서 무한 재생했다. 두둥 두둥 심장을 때리는 베이스는 집으로 가서 온전히 나의 감정적 시간을 맞이하는 북소리에 가깝다. 한껏 고조된 상태로 집에 도착해서 고양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또 묵묵히 일기로 토해내는 나의 빌드업.
  • <그리로 가고 싶어> 김오키, 이태훈
    안부라는 앨범의 대부분의 곡이 좋은데, 이 노래를 들으며 기차나 버스를 타면, 이 버스가 나를 보고싶은 사람에게로 데려가 줄것만 같은 아련해지는 기분이 솟구친다. 정말 너가 있는, '그리로 가고 싶어'.
  • <빛23> 백현진
    진짜 12월달엔 이 노래만 한 곡 재생 중이다. 너어무 너어무 좋아. 그리워하는 것 같기도하고, 삼키는 것 같기도 하고, 달려나갈 것만 같기도 하고.

 

올해 좋았던 소비

  • 소금빵. 오파토와 빵꿈쉐에 얼마를 썼는지 감도 안온다..
    올해의 음식은 단연 소금빵이다. 연 초부터 빠져버려서 주구장창 먹고있다. 지금은 살이 많이 쪄서 자제하고 있지만, 기회만 되면 냠냠해버리는 중이다.
  • 발뮤다 가습기 60만원
    카레 천식때문에 큰 맘먹고 주문했다. 근데 나한테도 좋다. 역시…
  • 시스템 의자 30만원
    이러다 허리가 부서질 것 같아서 정화한테서 중고로 샀다.
  • 효주 결혼 축의금, 집들이 선물, 브라이덜샤워
    가장 가까운 친구의 첫 결혼이다. 다 같이 준비하고 같이 축하해줄 수있어서 그 자체로 행복했던 과정들.
  • 심리상담 5회분 50만원
    숨 쉴 구멍을 샀다. 더 이상 그에게, 내 주변에게 쏟아내기에는 이제는 치덕치덕한 것들이다. 더 추해지기 전에 전문가를 찾았다. 부디, 숨이 쉬어지길 바래.

 

올해 가장 인상 깊은 일

  • 건강검진
    건강검진에서 처음 HPV가 발견됐다. 원래도 자궁때문에 계속해서 생리통으로 고생 중이었다. 미레나도 시도했지만 부정출혈이 오래 지속되어서 실패, 다른 피임약으로 대체해서 살고 있다. 신체 기본 유지비용이 장난 아니네.. HPV때문에 가다실도 접종했고, 조직검사도 처음 해봤다. 이형증이 발견됐지만 암 단계는 아니었다. 우울하고 힘들어서 커피와 술을 끊고 반 년정도 보냈다. 그러다가 깨끗해졌는데, 최근에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져서 그런지 다시 발현되었다. 길게 보고 꾸준히 건강히 지내야지.
  • 운전면허
    연말에 기분좋게 짜잔-하며 마무리를 한 것같다. 한 번 떨어지고 붙어서 그런지 더 기분이 좋다. 주말마다 비몽사몽으로 왕복하던 가평의 추억. 무엇보다 같이 시험봤던 여성분이 ‘엄마가 돈 내주는 거예요?’라는 질문은 생각할 수록 입꼬리가 올라간다. 헤헷
  • 팟캐스트 사연
    새로 알게 된 팟캐스트 <올디벗구디>에 사연을 보냈고, 읽혔다. 또다른 퍼블리시 경험이었다.
  • 요가
    전 애인을 위해서 함께 시작하게 되었지만, 내가 더 좋아하게 되었다. 내년엔 욕심을 좀 더 부리고 싶다.
  • 발리 여행
    나의 버킷리스트였던 여행지를 다녀왔다. 여름을 연장하는 짜릿한 기분, 마지막 물놀이를 실컷하는 벅차는 행복감의 연속.
  • 헤어짐
    쾅, 하고 사고처럼 헤어졌다. 여전히 고요한 척하는 감정들이 남아있다. 부디 잘 지나가길.

 

고마웠던 사람

  • 엄마, 아빠, 현승이, 창민이
    모두가 시간과 정성을 내어서 함께라는 가치를 유지한다. 그 가치가 소중한 걸 아니까. 지키고 싶다.
  • 조개찜 친구들
    한 명, 한 명 모두 소중하다. 내가 쓰러질 때 옆에 있어 주는 친구들. 아직 누워있고 싶다고 하면 그러라고, 너가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해주는 친구들.
  • 모든 다정한 친구들
    유리, 지영님. 자기만의 방식으로 곁에 있어준다. 챙겨준다.
  • 홍시
    내가 나답게, 그것이 내 마음에 들게, 그런게 자연스럽게 표현되게 만들어준 사람. 여전히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떠올리면 대부분 함께여서 행복했던 시간들이다.

 

좋았던 말

  • “그럼 엄마가 돈 내주시는 거예요?” 12월 23일, 같이 도로주행 시험을 봤던 아주머니의 질문.
  • “엄마한테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내라고 전해라”. 12월 25일. 동대구역에 데려다주는 차 안에서 아빠의 말.

 

2023 나에게 한마디

  • 안좋은 기억으로 좋았던 기억을 덮지 말아야지. 대부분 행복했고, 가끔 힘들었다.

 

2023 가족에게 한마디

  • 늘 받기만 하는 것 같네. 더 많이 줄게요.

 

2023 친구에게 한마디

  • 요란한 내 옆에서 지지해줘서 고마워. 떠나지 않아줘서 고마워.

 

올해를 표현하는 한 단어

  • 받아들여짐

 

유지하고 싶은 내 습관 3가지

  • 일기 쓰기
  • 블로그 쓰기
  • 책 읽기
  • 꾸준히 하는 운동
  • 적게 먹는 것

 

고치고 싶은 내 습관 3가지

  • 배달/배송시키는 습관
  • 소비가 늘어나는 습관

 

올해 성장한(달라진) 것 3가지

  • 자책하지 않는 자세: 나에 대한 단단한 믿음이 생겨서 힘든 상황에서 나를 탓하고, 나를 깎아내리고, 나를 미워하는 마음이 덜 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홍섭이 덕분인데, 홍섭이 때문에 깨닫게 되었다.
  • 솔직한 것이 어렵지 않게 되었다: 홍섭이 덕분이다.
  • 팀장: 승진을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일을 주문하고, 수거하는 것들을 겪게 되었다. 아직은 어렵다.

 

도전하고 싶은 것 3가지

  • 팀장? 일 잘하는 것?
  • 건강한 식단: 단순히 적게 먹는 것말고, 영양소 충분히.
  • 글을 더 많이 쓰기: 넷플연가도 신청했고, 블로그도 꾸준히 써보자고.
  • 요가 TTC: 머리서기가 되면 욕심이 날 지도.. 지금은 좀 주눅이 든다구.
  • 영어: …?

 

내년에 세울 한 단어

  • 오해와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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