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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by Summer_bom 2016. 10. 9.

 

 

유명세에 비해 늦게 읽게 됐다.
그녀의 두번째 작 <파수꾼>이 나오고도 한참 뒤에.

정말 재미있다. 왜 그렇게 유명한 지, 팬이 많은 지 읽으면 바로 알 수 있다. 마을 단위로 시작하고 끝이 나지만 인물이 많이 등장하는 편은 아니다. 그 집중도 있는 인물 해석덕분에 모두 하나하나 매력있다.

주인공 시점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들은 시간에 따라 사건을 보는 시각도 달라진다. 주인공이 성장하기 때문이다.
성장소설임과 동시에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소설이기도 하다. 그 현실이란 '편견'이다. 왜 사람들은 사회라는 틀에서 사회가 부여해준 틀에 부합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까? 라는 의문을 던지게 된다.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여겼던 일이 어린 아이의 눈에서는 이상하기 짝이 없는 일인 것이다.

<앵무새 죽이기>를 읽으면서 난 '성장'보다는 '약자' 프레임에 더 집중해서 읽었었다. 내가 약자라 마음의 법정에서 규정지은 사람들이 떠올라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도 했고, 내가 누군가의 약자일 때의 경우도 생각하게 되었다.

사회가 주는 색안경의 힘은 꽤 무거워서 한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 소설에서는 '흑인', '가문', '동네'의 색안경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 사람의 본연이 모습이 아니라 사회가 부여해준 어떤 틀에 가둔 뒤 그 사람을 평가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약자의 프레임에 있을 수록 평가는 더 가혹하다.

사람들은 쉽게 본인이 가진 특권을 내려놓지 않는다. 본인이 약자의 처지를 보며 위안을 얻기 위해. 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약자는 존재한다. 나보다 못한 사람으로. 그런데 그 약자가 특권을 누리려고 하면 더 분노심을 느낀다. 그때는 차가없이 공격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그 대상이 여성, 세월호 희생자들이라 느낀다. 어려움에 처했고 약하기 때문에 내가 도와줘야하는데, 스스로 권리를 누리겠다며 앞으로 나서는 순간 사람들은 돌변한다. 너는 약자인 상태로 있어야지, 그래야 내가 좀 위안을 느끼지. 라는 이기적인 마음이 그 속에 있지는 않을까.

 


필사

이 무렵 메이콤 군에 사는 사람들은 <두려움 그 자체 말고는 아무것도 두려워할 것이 없다> p.19
내 생각으로는 오직 한 종류의 인간만이 있을 뿐이야. 그냥 사람들 말이지 p.445
하지만 사람들 마음속에 있는 비밀의 법정에서는 아빠도 어쩔 수 없었던 겁니다. 톰은 메이엘라 유얼이 입을 열어 소리르 지르는 순간 바로 죽은 것과 다름없었습니다. p.471
글쎄, 말하자면 앵무새를 쏴 죽이는 것과 같은 것이죠? p.539
래들리네 아저씨네 집 현관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p.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