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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대지> 생텍쥐페리 : 인간의 대지, 인간은 대지. 2016-05-29 대지는 우리 자신에 대해 세상의 모든 책들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이는 대지가 우리에게 저항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장애물과 겨룰 때 비로소 자신을 발견한다. – 작가 서문 중(첫 문단)책을 덮고 다시 1장으로 된 서문을 읽으니, 거의 200쪽에서 생택쥐페리 자신의 비행과 담론을 이야기한 모든 것이 서문에 담겨 있었다. 특히 첫 문단과 마지막 문단.워낙 개인적인 문체로 이루어져서, 소설인지 에세인지 헷갈리며 읽어나갔다. 생텍쥐페리의 경험담이라고는 나중에 알아서 굉장히 새로운 느낌이었다. 소설이라고 읽으니 좀 재미가 없어서 건너뛴 문단도 많았는데.. (반성반성)읽으면서 생각난 작품으로는 (헤르타뮐러)와 영화 이다. 이는 내 관점으로 연결지었는데, 삶 자체에 대한 강렬한 욕구다. 그.. 2016. 9. 13.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천 년의 근심도 우주의 먼지처럼 2016-03-31 이야기짧은 토막으로 이루어진 글이 모인 인생의 서사극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500쪽에 이르는 장편이지만 긴박하게 이루어져 멈출 수 없는 호흡이 아니라, 중간중간 틈을 만들어 숨쉴 호흡을 만들어 주는 책이다. 그래서 오히려 2번 펼쳐서 다 읽을 수 있었던 건 아닐까. 읽는 내내 힘들다는 생각이 안들었으니까.대게 소설에는 주인공이라 불리는 2명의 남녀가 있다. 이 책에선 테레자와 토마시다. 보통 생성과 소멸로 흐름이 이어지기 마련인데, 난 둘의 만남이 계속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또 새로운 만남을 야기하며 끝을 맺었다고 느꼈다. 그래서 단순히 남녀의 사랑, 만남, 감정의 이야기가 아니라 질투, 증오, 분노까지 품은 희극이자 비극이 아닐까.재밌었던 건, 나오는 등장인물의 ‘현재’에 집중하면.. 2016. 9. 13.
<변신> 프란츠 카프카 : 누구나, 벌레같은 사람이 될 수 있다. 2016-04-09 프란츠 카프카는 어렵게 글을 쓰는 편이라고 한다. 난 사실 을 읽으면서 그런 점은 잘 느끼지 못했다. 굳이 해석을 하면서 읽으려고 하지 않는 습성이 있어서 쉽게, 쉽게 단락마다 느낌에 충실하여 읽어 나갔다.문학적인 부분은 ‘플라톤아카데미’의 강의를 보면서 의미파악을 했다.카프카가 유대인이어서 느껴야만 했던, 받아야만 했던 시선에 대한 고민을 좀 듣고 나니, 그가 ‘벌레’라는 비유를 본인에게 빗대어서 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난 벌레 혐오증, 공포증이 있다. 일반 사람들보다 좀 극도로 두려워하는 편에 속한다. 그런 내가 상세하게 벌레의 모습과 행동을 묘사한 글을 읽으며 상상하기 괴롭지 않을 수 없었다..그러나 난 그레고리 잠자가 변한 ‘벌레’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생각됐다. 주인공 잠.. 2016. 9. 13.
<순간의 꽃> 고은 : 언어를 부수는 작업, 시 2016-06-03 짤막한 시들로 구성된 고은 시인의 . 일상 일기처럼 간단하고 단순하게 제목도 없이 펼쳐져있다. 제목이 없는 게 오히려 틀이 없는 것 같아 더 자유롭게 느껴졌다.몇 개의 시들을 읽고선 굉장한 충격에 휩싸였다. ‘아 언어를 깨부순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란 망치를 쾅 맞은 듯. 구어와 번역체에 익숙해져 있다는 핑계를 대기 부끄러워졌다. 내가 알던 언어의 폭이 겨우 그 정도였던 것 뿐이다.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소에 잘 쓰지 않는 단어와 조사, 문장 구성을 사용해 기존에 빤해 보이고 재미없는 관념을 깨버리는 시인이 정말 멋져보였다. 새로운 시각을 ‘언어’로 제시할 수 있다는 신선한 충격. 백일장 대회나 시쓰기 대회때 마다 ‘있어보이려고’ 썼던 문장들이 있다. 가짜 투성이라 조잡하기 그지 없는.. 2016. 9. 13.
<담론> 신영복 : 생각에서 행동까지, 행동에서 다시 신념까지. 2016-06-04 2달동안 천천히 곱씹으며 읽은 . 신영복 교수님의 다른 책 도 오래 걸렸었는데, 같은 이유로 천천히 읽게 되었다. 느리게 읽기, 천천히 흡수하기를 실천하게 되는 책이랄까. 신영복 교수님의 철학을 잔잔히 느끼는 과정이었다. 문체가 그렇기도 하고, 하고자 하는 말의 의미가 그런 성격을 띄고 있기도 하다.은 아하! 하는 소름돋는 인사이트를 주는 책은 아니다. 날카로운 문체는 아니지만 그 농도가 짙고 깊이가 느껴진다. ‘지혜’를 배우는 한 걸음 한 걸음이었다. 책을 펼칠 때마다 그 강의를 듣는 학생이 된 마냥 목소리에 집중하고 어떤 말씀을 해주실까, 기대감으로 설레었다.겉으로 보기엔 고전, 동양, 우리 것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읽으며 먼 미래까지 염두해둔 우리만의 걸음을 만들어가고 싶어.. 2016. 9. 13.
<소년이 온다> 한강 : 피묻은 파편조각에 담긴 이야기. 네가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다. 한 개인이 가진 신념은 곧 그를 둘러싼 사회라는 걸 가감없이 보여준 책이었다. 는 잘 알려진대로 '518민주항쟁'을 배경으로 한 6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인물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기도 하지만 그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은 것은 사회배경이었다. 마주본 뜨거운 눈빛으로 '나라란게 무엇일까'라며 주고받는 배경에는 군인 대통령이 있었다. 특별히 그 인물의 행패에 분노가 일기도 했다. 어떤 자격으로 내 생각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총으로 쏠 수가 있는가. 그러나 그런 감정보다 더 중요한 이야기는 남겨진 각 개인이라는 걸. 그 시절, 자신의 신념을 믿었던 지금도 살아가고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 한 때 자신이 옳다고 믿었던 신념때문이라며 그들은 지.. 2016.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