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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뇌가 하는 사랑

by Summer_bom 2023. 12. 3.


뇌는 사랑하는 사람을 ‘나’라고 인식한다.
그래서 이해가 안 되던 것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안쓰럽기도 하고 애잔해진다. 너도 참 너로 사느라 애쓰고 있구나, 너의 일부가 되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너를 용서하는 것이 나를 용서하는 것이 되어 결국 내가 위로받는다.

이런 애틋함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낭만적이라 생각하는, 아마 내가 하고 싶은 사랑의 모습에 가까운 것 같다.

잠든 너의 맨 발을 가만히 보다, 왠지 모르게 벅차올라 맺히는 마음 - 선우정아 <동거>

 
추운 주말 느지막한 점심 이후, 소파에서 낮잠을 자는 그. 살짝 덮은 극세사 담요 밑으로 발이 보인다. 살짝 까슬한 뒤꿈치, 발가락 끝에 굳어버린 살, 잠결에 씰룩이는 발가락. 그걸 물끄러미 본다. 그의 지난한 인생, 고된 일주일, 견디어내는 매일이 떠오를 것이다. 고맙고 짠한 마음에 다가가 그 발꿈치를 가만히 손으로 감싸주고 싶어질 것이다. 그러다가 천천히 잠에서 깨어 몸을 뒤척이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마음을 꾸욱 담아 다정한 질문을 할 것이다. ”우리 귤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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