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은 꿈이며, 인생은 재미있는 연극이어서 촌놈이나 바보만이 무대로 뛰어올라가 연기에 가담한다는 듯이… (p.10)

미래라는 게 예견될 수 있는 것이라면 우리 이별은 얼마나 다른 것일 수 있었을까

당신 역시 저울 한 벌 가지고 다니는 거 아니오?

아직 모태(母態)인 대지에서 탯줄이 떨어지지 않은 사나이였다.

“인간이라니, 무슨 뜻이지요?”
“자유라는 거지!”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 듯이 사는 거나, 금방 죽을 것 같은 기분으로 사는 것은 어쩌면 똑같은 것인지도 모른다고 나는 생각했다.

우리에게 버릇 들게 된 것들, 예사로 보아 넘기는 사실들도 조르바 앞에서는 무서운 수수께끼로 떠오른다.

그 사람들 눈 뜨게 해주려고 하지 말아요! 그래, 뜨여 놓았다고 칩시다. 뭘 보겠어요? 비참해요! 두목, 눈 감은 놈은 감은 대로 놔둬요. 꿈꾸게 내버려 두란 말이예요…

나는 언어에 감금되고 언어에 의해 타락한 모습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

여자에게 뭘 기대할 수 있겠어요? 한다는 짓이, 처음 만난 사내와 붙어 새끼를 까놓는 게 고작이오. 사내에게서 뭘 기대할 수 있겠어요? 사내들이란 그 덫에 걸리고 맙니다.

내 정신을 육신으로 채워야 했다. 내 육신을 정신으로 채워야 했다. 그렇게 하자면 내 내부에 도사린 두 개의 영원한 절대자를 화해시켜야 했다.

오래 살면 오래 살수록 나는 반항합니다. 나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습니다. 세계를 정복해야 하니까요.

나는 타락해있었다. 여자와의 사랑과 책에 대한 사랑을 선택하라면 책을 선택할 정도로 타락해 있었다.

내가 돈의 노예가 아니라 돈이 내 노예인 것. 나는 일의 노예이며 내가 처해 있는 노예 상태를 자랑으로 여기네.

죽는다는 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끽 하고 죽고 촛불이 꺼지고, 뭐 그런 것 아닙니까. 그러나 늙는다는 것은 창피한 노릇입니다.

당신 속에도 악마 한 마리가 있지만 아직 이름은 모르고 있습니다. 당신은 그걸 모르니까 제대로 숨을 쉬고 있는 거예요. 두목, 그놈에게 세례를 베풀고 이름을 지어주세요. 그럼 아마 좀 나아질 겁니다.

오래 살면 오래 살수록 나는 반항 합니다. 나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습니다. 세계를 정복해야 하니까요.

유치한 이상이여! 그러나 그런 이상을 비웃는 자에게 화 있을진저!

모든 형이상학적인 근심인 언어에서 나 자신을 끌어내고 헛된 염려에서 내 마음을 해방시킬 것. 지금 이 순간부터 인간과 직접적이고도 확실한 접촉을 가질 것.

그런 걸 꼭 내게 물어봐야 하나요? 우리가 여기 온 건 그것 때문이 아닌가요? 생각을 실천한다는 것.

아무렴. 무릇 위대한 환상가와 위대한 시인은 사물을 이런 식으로 보지 않았던가! 매일 아침 그들은 눈앞에 펼쳐지는 새로운 세계를 본다. 아니, 보는 게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순간 순간이 영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한 단어 한 단어를 정복하면서 나는 흡사 위험에서 벗어나 무럭무럭 발전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나는 겨우 말을 바꾸어 놓고 그것을 구원이라고 부르고 있었던 셈이다.

순간 순간 죽음은 삶처럼 죽으면서 다시 태어나고 있었다.

내 말은 종이로 만들어진 것들에 지나지 않았다. 내 말들은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어서 피 한 방울 묻지 않은 것이었다.

이것 봐요, 당신이 춤을 배우고 내 말을 배우면 우리가 서로 나누지 못할 이야기가 어디 있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