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마이클 샌델의 최근 책, <왜 도덕인가>가 읽고 싶어서 그 전에 선행학습차 읽었다.
기본적으로 철학에 대해 관심이 없다면 ‘뭔 소리래..’ 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말장난같은 내용이 많아서.. 그래도 나는 상세한 비교로 철학자들의 견해를 들려주어서 어렵게 다가왔던 칸트, 롤스, 아리스토텔레스 등의 철학에 대한 개념이 잡히게 되었다.
읽으면서 일상에서 ‘정의’가 논의되는 것들이 참 많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통용되는 진리로써의 정의는 또 무엇일까 궁금했다. 책에서는 상충되는 칸트, 아리스토텔레스트를 잡아 보편적인 정의에 대해 말한다. 정의는 선택의 문제일까?
동성연애에는 찬성하면서 페미니즘은 반대한다던가, 잊혀질 권리는 찬성하면서 죽을 권리는 반대한다던가.. 이런 문제에 대해 늘 답답함을 느끼고 무엇이 ‘정말 옳은가’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다면, 생각해 볼거리가 많을 것같다.
난 정의에 대해서 항상 이중적인 자세를 취했던 것 같다. 같은 논리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또는 인간성에 호소하는 일에서는 논리가 무너지고 말았다. 그래서 이 책은 묻는다. ‘인간성’이란 무엇인가. 정의를 이야기하자면 반드시 인간 본질을 건들일 수 밖에 없다.
‘정의’는 용맹한 전쟁 이야기나 법전에 등장하는 언어같다. 하나의 적을 두고 싸우는 것이 정의라고 그렇게 생각해왔다. 그런 개념은 너무 협소했다.
책에서 말하는 정의는 우리네 삶과 이념을 꽉 잡고 있는 프레임이다. 그러나 그 프레임은 상황에 따라 바뀌는 모순덩어리다. 나의 정의는 무엇일까? 그 답을 내리지 못하면 나는 늘 흔들리는 잣대를 어디에나 들이댈 것이다.
도덕과 관련된 실천 이성은 도구가 아니다. (칸트에 따르면) “어떤 경험적 목적에 상관없이 선험적으로 정해지는 순수 실천 이성”
도덕은 경험적이지 않다. 도덕은 세상과 일정한 거리를 둔다. 도덕은 세상에 대해 판결을 내린다.
(…)
과학으로 도덕과 자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없지만, 그것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우리의 도덕적 삶을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칸트에게 도덕은 결과가 아닌 원칙의 문제다.
밀은 이를 지적하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만족하는 돼지보다 만족하지 못하는 인간이 낫고, 만족하는 바보보다는 만족하지 못하는 소크라테스가 낫다. 만약 바보나 돼지가 이 말에 반대한다면, 그것은 문제를 자기 시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도덕을 사람들의 흥미와 기호에만 기준을 둔다면, 도덕의 존엄을 훼손하게 된다. 또한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법을 가르치지 못하고 “계산에만 밝은 사람이 되게 한다”.
칸트에 따르면 이성으로 도덕법에 이르는 길을 찾기 위해서는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능력과 자유롭게 행동하는 능력이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정의론>에서 롤스는 자기 논리에 빠진 프리드먼의 조언에 반대한다. 그는 우리가 잊기 쉬운 익숙한 진실을 신랄하게 지적한다. 즉 실제로 존재하는 방식이 마땅히 존재해야 하는 방식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생은 공정하지 않다.” – 롤스, 정의론
(..)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분배의 정의에 대한 이론들이 모두 차별적임을 지적한다. 문제는 ‘어떤 차별이 정당한가?’이고, 그 답은 해당 활동의 목적에 달렸다고 보았다.
우리는 오직 정치 결사체를 통해서만 언어라는 인간 고유의 특성을 발휘한다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주장했다. 왜냐하면 우리는 폴리스에 있을 때만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정의와 부정의를 분별하고 좋은 삶의 본질에 대해 고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립된 사람은 폴리스의 일부가 아니며, 따라서 그는 분명 짐승 아니면 신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자유에 관한 칸트와 롤스의 사고방식이 옳다면, 이들이 말하는 정의도 옳을 것이다. 우리는 자유로운 선택권을 지닌 독립된 존재이기에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도덕에 구속되지 않는다면, 우리에겐 여러 목적으로부터 중립적인 권리의 틀이 필요하다. 그리고 자아가 목적에 앞선다면, 자아의 권리는 분명 선에 앞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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