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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알랭드 보통 : 불안에 취해 불안을 잊고 사는 불안한 우리. 불안은 현대의 야망의 하녀다. (p.110) 책을 읽기 전, 알랭드 보통의 TED 강연을 보았다. , 에서 한병철이 뱉었던 날카로운 지적보다는 좀 부드러운 지적이었다. 그래서 알랭드 보통의 유머를 칭찬하나보다. 나는 태생적으로 유머가 부족해, 날이 서 있는 상태가 익숙하지만 은 나의 그 상태를 좀 더 부드럽게 만들어주었다. 우리가 가진 이 불안, 억울함, 울화를 설명한다. 설명하기보다는 보듬는다. 하지만 보듬기만하는 자기계발서는 아니다. 조심스럽게, 하지만 단호하게 내 주위를 맴도는 불안이 나의 탓이 아님을 조곤조곤 말해준다. 순식간에 읽어볼 수 있을 만큼 쉽게 쓰여진 책이다.철학적이고 사유적인 내용을 단순하게 풀어냈다. 철학이, 예술이, 교양이 우리 삶에서 ‘필요’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부자연스러워.. 2016. 9. 13.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 삶과 대지를 사랑한 남자, 조르바의 이야기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순간 순간이 영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주변에서 추천을 많이 했다. 아직 안 읽어봤으면 꼭 읽어보라고. 내심 기대를 갖고 소설에 빠져들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흡수당했다. 주인공의 진지한 철학은 잔잔하게, 조르바의 강렬한 삶의 냄새는 강렬하게 나를 잡아 끌었다. ‘소설’의 역할은 어디까지 일까? 작가의 고민은 얼마나 깊었던가. 문학이 위대한 이유는 작가의 고민과 나의 고민이 맞닿는 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문학의 진정한 재미를 위해서는 독자에게도 노력이 필요할 터. 삶에 대해, 죽음에 대해..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 대해 고민해 본 적있다면, 조르바의 말로 그것은 바로 ‘인간’이고, 이 책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책의 소장가치란 나에게 두 가지 의미를 .. 2016. 9. 13.
<까라마조프씨네 형제들>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 대심문관의 전설을 끝내지 못한 미완의 대작 영원히 이렇게, 한평생 이렇게 손에 손을 잡고 말이죠! 까라마조프 만세! 고등학생 때, 도스토예프스키의 을 읽었다. 당시에는 완독을 했다는 자체가 중요했다. 무슨 소린지도 모르겠고.. 다만 느꼈던건, 철저히 사람의 심리를 파고들어,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 그 문체가 지금도 기억이 난다. 톨스토이와 함께 러시아를 대표하는 문호. 그는 톨스토이를 대단히 존경했다고 한다. 하지만 톨스토이와는 다른 색깔을 가졌다. 에서 나는 그의 단호하고도 힘이 넘치는 문장에 홀려 3권이나 되는 장편을 쉽게 읽었다. 과 달리 이 소설에서는 여러 주인공들이 나오고 대립하는데, 그 대립의 긴장이 마지막까지 이어진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기대와 두려움을 공존하게 하는 소설. 까라마조프 가문을 중심으로, 개.. 2016. 9. 13.
<피로사회> 한병철 : 무엇이든 가능한 사회의 피로, 우울증 이 시대는 모든 인간 능력이 전례없이 영웅적으로 활성화되면서 출발했지만, 결국 치명적인 수동성으로 귀결되고 만다. 이 시대에 대한 한병철의 ‘우아한 비평’이라는 책 슬로건은 전혀 틀리지 않았다. 포스트모더니즘이 지겹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한 시대에 대한 비판, 그 다음 시대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중들이 보이지않는 피로를 느끼기 시작했다. 나는 이 피로에 익숙해져서 느끼지 못했던 ‘피로 사회’의 일원이었다. 이 피로는 언제 끝날 것이며, 적응할 수 있을 것인가. 책을 읽으며 너무 카타르시스적이어서 남들도 느껴보았으면 한다. 한병철에 무조건 동의는 아니지만, 지금 시대에서 의문스러웠던 부분들을 현실에서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 가장 와닿는 것은 ‘우울증’에 .. 2016. 9. 13.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 일상은 협상의 연속 제목에서부터 확실했다.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방향과 목적. “원하는 것”이란 사람마다 다르다. 먼저 나는 사회인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협상이란 말을 보고는 ‘연봉협상’부터 떠올랐다. 그리고 이 책은 연봉협상 이야기도 나온다. 아주 유용하다. 일상에서 협상은 선택만큼이나 잦고, 일상이다. 내가 하는 작은 협상과정에서 나는 작게나마 잃지 않는 방법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다만 전하고자하는 요지는 알겠으나 길어지는 면이 있어서 뒷 부분은 휘리릭 넘어갔다는.. 저자의 말대로 우리네 삶은 그야말로 ‘협상의 연속’이다. 나도 모르고 있었지만 내가 얼마나 협상에서 져왔었는지 알게 되었다. 단순히 협상에서 이기는 방법이 아니라 유대관계를 둥글게 하는 방법을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중요한 협상에 임할 때마다, 또.. 2016. 9. 13.
<칼의 노래> 김 훈 : 이순신의 마음 읽기 일출 무렵의 아침 바다에서는 늘 숨을 곳이 없었다. 사지에서, 죽음은 명료했고 그림자가 없었다. 그리고, 그 역류 속에서 삶 또한 명료했다.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아름다운 소설 첫 문장이라고 소개된 한 글을 보고 책을 집어 들었다. 그리곤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다. 뭐랄까.. 그동안의 이성, 지성적으로 풍요로움을 누리는 글을 보았다면, 는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첫 문장만이 아름답지 않다. 모든 글이 아름답다. 작가들의 어휘를 따질 단계는 되지 않아서.. 오랜만의 한국 소설이었는데, 한국 사람의 마음을 잘 울리는 문장이 수두룩했다. 이순신의 고뇌를 김 훈만의 시각으로 만들어냈는데, 몰입도가 굉장했다. 아, 서사적인 고민을 안고 살아갔던 그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나만의 이순신을 마음에 담았다. 주.. 2016.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