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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가오는 것들>(2016) 리뷰

by Summer_bom 2016. 10. 3.

음악은 딱 3곡만 나오는데, 음악의 빈자리는 느껴지지 않았다. 정말 필요할 때만 흐른다.
혼자 이겨내기 버거운 사건들이 나탈리(주인공)에게 몇 번이고 닥친다. 그러나 나탈리에게 사건은 일상같다.
시간은 계속 흘러왔고 그 흐름에서 필연적인 이야기가 생겼을 뿐이라는 느낌.
어머니의 죽음, 변하는 사랑, 제자의 돌발. 주인공은 어느 것 하나 저항없이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한다.
처음부터 다가오는 것들을 알고 있었다는 듯, 이번 삶이 두번째라도 되는 것처럼.

정작 주인공은 이렇게나 담담한데 나는 그 담담함때문에 몇 번이고 왈칵 눈물이 났다.
나탈리가 50대인들, 그녀는 분명 처음겪은 이별처럼 아파했을 거라는 생각때문에.
나이가 들면서 익숙해지는 감정, 무뎌지는 이별이 과연 있을까. 우리는 모두 처음 사는 삶인데.
20대에 겪어본 이별과 50대에 맞이한 이별의 경중을 따질 수있을까. 이렇게 다가오면, 아파할 수밖에 없을 텐데.



그녀가 철학교수라는 점이 그를 더 단단하게 했을까, 묻는다면 대답은 ‘YES’.
닥쳐오는 것들이 있다. 내 상황, 마음 조금도 봐주지 않고 마구 쏟아내리는 때가.
태어날 때부터 이런 고난들을 잘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끊임없이 물어왔고, 고민해왔고, 사유해왔던 사람은 감당하는 것을 거부하지 않는다. 닥쳐올 것임을 알고, 또 흘러갈 것을 알기 때문에.
그것들이 내게 다가와 머무는 시간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언젠가 지나갈 때 가볍게, 단순하게 지나가길 바라는 것이다.
폭풍의 시간을 거부하지않고 견디고 나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

"원하는 것을 얻어야만 행복한 것이 아닌, 그것을 얻기까지의 과정이 그 기대감만으로 행복할 수 있기에 지금의 불행은 감내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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