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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리 선희> 홍상수

by Summer_bom 2016. 10. 9.




아,그의 행실을 생각하면 침이라도 탁 밷어주고 싶지만, 작품이 죄 지은 건 아니잖아…
이 감정은 '내부자들'의 이병헌을 보며 느꼈던 것과 비슷한 분노. 잘하긴 하니까..쩝


홍상수, 홍상수 이름만 접했지 작품은 이번에 처음 만났다. 최근 본 한예리 주연의 <최악의 하루>와 비슷한 톤을 가졌다는 지인의 이야기에 보게 되었다.

두 영화는 비슷한 점이 많다. 여주인공 1명과 관련된 3명의 남주인공이란 점이 우선 같다. 그 한 여성을 둘러싼 3명의 남성들이라는 프레임도 같다.
다른 점은 <최악의 하루>의 화자는 주로 여주인공이지만 <우리 선희>의 화자는 주로 남주인공들이라는 점.
그래서 어쩌면 여주와 남주의 심리를 상호보안하면서 볼 수 있는 두 작품이라는 생각.



3명의 남성은 말한다. ‘선희는 용감하지’, ‘너도 선희를 제대로 아는 구나’.
선희는 처음부터 끝까지 말한다. ‘나를 정말 제대로 알고 싶어요’.
결국 우리들의 선희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 자신도, 그들도.

선희는 기어코 자신을 알아야겠다며 말하고 또 말하지만 남주인공들이 애정한 선희는 늘 한결같이 선희를 잘 알고 있다 믿는다. 누가 맞는걸까? 타인들이 보는 나? 아니면 내가 말하는 나? 나는 정말 날 잘 모르는 걸까?!
이런 물음표를 잔뜩 던져주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다. 야속해..

홍상수는 이런 야속한 대비를 즐기는 것이 분명하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에서는 아애 1, 2부가 나뉘어 그 대비를 명확히 보여준다. 남과 여의 대비를 나타내는 건지, 타인과 나의 시각대비를 보여주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묘한 대비를 즐기는 데서 영화는 시작되고 끝난다.

끝까지 물음표만 남는다. 내가 나를 모르겠는데 너인들 날 알겠니?
아니면 혹시 너가 보는 내가 나일까?


ps. 왜 그는 소주를 이토록 사랑하는 걸까... 그것도 낮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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