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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

낮에 떠난 그녀대신 감당하는 쓸쓸함. <밤의 해변에서 혼자> 홍상수 홍상수 영화는 이상하다. 2시간 동안 무난무난한 영화를 보고 있을 땐 의식의 흐름대로 프레임을 따라가다가, 영화의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부터 머리가 복잡해진다. 분명 그 전엔 졸다가, 웃었다가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있었는데 말이다. 이질적인 캐릭터, 행동들,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평범하게 일상처럼 담아내는 게 그의 능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영희(김민희)도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이상한 캐릭터다. 툭툭 내밷는 말투가 참 특이하다. 반응은 꼭 반 박자가 늦고 질문은 너무 뜬금없다.영희는 배우다. 영화감독과 바람피다가 너무 힘들어서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서 잊고자 한다. 벌써 감이 온다. 같이 보던 관객들이 피식피식 웃는 소리가 들렸다. ‘이거 그냥 자기 얘기 아냐?’. 홍상수 감독은 절대 자전적인 내용이 아니.. 2017. 4. 2.
실패했던 사랑의 최종본,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알랭드 보통 알랭 드 보통 책은 이후로는 처음이었다. 사랑의 철학자라고 불리지만 정작 난 사랑이야기는 처음 접하게 된 거다. 오래전부터 베스트셀러였고, 좋은 후기가 많아 궁금했다. 막상 쉽게 읽히지만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았다. 사랑을 일차원적으로 보지 않는 시각에 놀랐다가 새삼 놀랄 것도 아니라며 웃었다가. 누구나 알거나, 느꼈거나 또는 아팠던 사랑에 대한 뻔한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풀어냈다. 그래, 이래서 사랑받고 있구나 싶었다. 처음 이야기는 우리가 낭만적이라 부르는, 그 시작으로 출발한다. 라비와 커스틴이 서로 눈을 마주치고, 관심을 갖게 되고, 사랑에 빠지게 되는 바로 그 순간. 거기까지. 우리는 그 때를 ‘로맨틱한 날들이었지’라며 회상한다. 맞아, 너무 짧다. 그 시기는 너무 순식간에 지나가버리는데 이상하게.. 2017. 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