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6/122

당신은 어떤 사람이예요? 요즘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고민, 나는 어떤 사람일까. 아니, 어떻게 보여져야 하는 걸까. 나는 어떤 사람이고 싶은걸까? 그보다 어떤 사람이지 않으면 안되는 걸까? 사실 난 보여지기 위해 사는 게 아닌데 사람들은 내게 자꾸만 물어온다. 보미씨는 어떤 음식을 좋아하나요, 어떤 영화를 좋아하나요? 등등... 나의 취향, 나의 관심에 대해. 나를 알고 싶다며. 날씨에 따라 좋아하는 음식이 다를 수 있고, 그 날의 감정에 따라 좋아지는 영화가 다를 수 있다. 닥친 상황에 따라 내 마음에 와닿는 문장이 다를 수 있다. 날 둘러싼 상황은 이리도 유동적인데 내게 확고한 하나의 취향을, 관심을 물어올 때마다 나는 심한 압박감을 느낀다. 그래서 남들에게 보여주기 쉽게 의도적으로 정리해 본 나에 대한 어떤 이야기들. 전 .. 2016. 12. 4.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Yourself and Yours , 2016) 홍상수 번개로 저녁과 커피 한 잔 마시고 나니, 금요일 새벽 12:00. 이 불금을 마무리할 수 있는 건 역시 그것 뿐이라는 생각에 만류에도 불구하고 미리 영화를 예매해 둔 아트나인으로 달려갔다. '홍상수 영화는 역시 알딸딸한 기분으로 보는게 좋지 않아?'라는 추천이 생각나서 코로나 맥주를 한 잔 샀다. 잘 마시지도 못하면서. 테이크아웃 컵에 담아준 맥주를 빨대로 홀짝이며 맨뒷 줄만 찬 작은 영화관에 앉았다. 역시나 감독 본인이 직접 휘갈겨쓴 영화 제목, 음악도 역시 한 곡. 딱 드러나는 그의 일관된 스타일이 좋아서 베시시 웃음이 났다. 자기만의 고집이 있는 사람은 참 매력적이다. 맥주 한 잔에도 휘청이는 내가, 한 병을 다 마신 채로 의 엔딩크레딧까지 보았다. 그 기분이 좋았던 걸까. 한껏 뜨거워진 내 얼굴때.. 2016. 12. 4.